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던 봄날. 하굣길에 만난 아이는 환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어요.
“엄마, 오늘은 애국가 쓰기했는데, 잘 써서 선생님이 쌀과자 주셨어.” “인기 투표 했는데, 남자 아이들 중에 내가 1등이래!”
손에 들린 조그만 쌀과자 봉지보다 더 반짝이던 건, 그 말을 내게 전해주는 아이의 표정이었어요.
‘나는 괜찮은 사람이야!' 그걸 스스로 느낀 듯한 얼굴.
쌀과자는 아이에게 과자 이상의 의미가 있었어요.
그 속에는 선생님의 응원과 사랑이 담긴 선물과도 같았어요.
산만한 아이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외적 보상이었어요. 그리고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분이,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셨기 때문이었죠.
사실 소근육 발달이 느린 저희 아이는 지금도 단추 채우기, 지퍼 올리기, 종이접기에 서툴러요.
하지만 글씨를 쓸 때만큼은, 옷매무새를 다듬듯, 정갈해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답니다.
“글씨에는 마음이 담겨있어."
"정성을 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쓸거야."
아이에게 글씨 쓰기는 감정을 표현하는
또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었어요.
그래서 문득 깨달았어요. 아이의 성장은 지식이나 기술보다 먼저,
"나는 괜찮은 사람이야"라는 믿음에서 시작된다는 걸요.
쌀과자 한 봉지처럼 작고 소박한 보상이라도,
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격려와 따뜻한 시선은
아이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.
산만하다는 이유로 쉽게 오해받는 아이일지라도,
누군가 “넌 괜찮아”라고 먼저 말해줄 때, 그 아이는 스스로를 믿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용기를 얻어요. 우리는 그저 먼저 믿어주고, 말해주고, 기다려주는 어른이면 됩니다. 🌱 |